아이와 얘기를 시작하고나서는 무릎을 구부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항상 그런 건 아니지만 아이가 (나름) 진지한 얘기를 시작하면 의례 그렇게 하곤 하는데
일부러 그렇게 해서 좀 더 교감을 하고자 하는 저의 바람때문입니다.
아이와 눈높이를 맞추기위해 무릎을 구부리면
대개 아이와 정면으로 마주보게 되기 때문에
얼굴을 서로 더 잘 들여다볼수 있고 아이의 동작 하나하나도 눈에 더 잘 들어옵니다.
체구가 작아 그 동작이 크진 않지만 어깨를 으쓱인다던지 손가락을 움직인다던지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동작들이 쉽게 눈에 뜨이는 것이죠.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다보니 아이도 자기가 말을 하려고 하면
아빠가 무릎을 구부려 자기를 바라본다는(어쩌면 바라봐야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나봅니다.
그래서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면 제 눈을 빤히 쳐다보며 입을 씰룩거리기 시작하고
전 그 타이밍에 맞추어 무릎을 구부립니다.
그런 것이 좋았는지 요즘은 제가 무릎을 구부리면 작은 팔로 제 머리를 감싸안고
사랑해를 연발해 줍니다. 결국 대화의 시간은 더 길어지는 셈이지요.
뭐 어쨌든 이런 순간엔 아이와 제가 확실히 무언가 더 교감하고 있다는 확신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아이 사진을 볼 땐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사진사의 시선의 위치가 어디인가 하는 것입니다.
사진사가 아이에게 어느정도 다가가 있는지를 판별할 수 있는 것은 이것 하나로도 충분할 경우가 있지요.
이런 제 시답잖은 경험의 기준에 따라 바라보는 이 사진은 그래서 더 좋습니다.
아이가 예뻐, 곱게 모은 고사리 손이 예뻐 이 사진이 좋지만
아빠의 예쁜 시선이 느껴져 더 좋습니다.
서상준님은 분명 좋은 아빠 같습니다. (저처럼 말이죠... ㅋㅋㅋㅋ)
PS.
집안에 있다거나 가만히 서있는 경우라면 간단히 무릎만 구부리면 되지만
아이와 함께 걸어가고 있을 땐 걸음을 멈춰서고 무릎을 구부려야 하니
걸으면서 나누는 이야기는 걸음에 진도가 잘 나가질 않습니다.
이것이 특별히 문제인 것은 저의 딸아이가 수다쟁이라는 것이고
시간이 지나 아이가 커가면서 점점 더 말이 많아지고 있어 이것이 더 큰 문제가 되어가도 있다는 것입니다.
항상 동행하는 와이프의 불만은 자꾸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
제 아이가 이제 7개월 입니다...
결혼 8년 만에 얻은 아이지요...
못 가진게 아니라 안 가졌다가 아~주 늦게 필요성을 느끼고 가졌는데...
훔...처음에는 잘 몰랐거든요
날이 갈수록 마음속에 서서히 큰 자리를 잡아가는 중입니다.
일하는 중에, 차 타고 가는중에...생각이 난다니까요...
근데...
집에가서 10분만 보면.....엄마에게 보내버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