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0|어제:0|전체:343,924|회원:5 (0)|게시물:4,511 (0)|댓글:24,990 (0)|첨부:14,473 (0)
조회 수 9430 추천 수 0 댓글 2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고집(固執)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고치지 않고 굳게 버티는 성미를 말한다. 그런데 현실속에서 고집이 세다거나 고집을 부린다거나 하는 말은 보통 긍정적인 의미보다 부정적인 의미로 더 많이 쓰인다. 고집에 얽힌 속담들도 대부분 그런 식이다. “쇠고집과 닭고집이다.”라는 속담은 하고 싶은대로 하고야 마는 소나 닭처럼 고집이 몹시 센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고, “항우는 고집으로 망하고 조조는 꾀로 망한다.”는 말은 고집세우는 사람과 꾀부리는 사람을 경계하는 뜻으로 쓰인다. 그 외에도 옹고집이며, 땅고집이며, 똥고집까지 융통성없이 지나치게 버티는 것을 비웃고 놀리는 단어들이 우리말 속에 다양하게 남아 있다.


사람들끼리 어우렁더우렁 얽히고설켜 살아가는 세상에서 고집이 세다는 건 분명 흉일 수 있다. 조금만 양보하면 좋을 일을 어렵고 힘들게 만들때에는 고집이라기보다 집착이나 독선이라 불러야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모두가 쉽게 타협하고 포기하고 안주하기만 했다면, 인간 세상은 이만큼이나 풍요롭게 발전할 수 있었을까? 세종대왕이 사대주의에 젖은 대신들의 벌떼같은 반발에 한글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고집을 꺾었다면, 이순신 장군이 왕과 조정의 의심과 견제에 굴하여 마지막 순간까지 싸움터에 서겠다는 고집을 포기했다면, 과연 역사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소신과 의지를 꺽지 않고 끝까지 고집을 피웠던 아름다운 고집쟁이들을 역사는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중략)

엿장수, 대장장이, 이발사, 백자와 운석과 화석과 돌집에 미친 사람들… 때로 세상은 그들을 어리석고 뒤쳐진 사람들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들 역시 자기 입으로 절대로 내 자식들에게는 이 일을 하라고 하지 않을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돈도되지 않고 큰 명예도 없다. 하지만 그들은 세상의 뒤안길에서 변치않는 가치를 지키며 앙버티고 있다. 때로는 조상대대로 해왔던 일이기에, 때로는 여태껏 이 일로 밥술 뜨고 살아온 일이 고마워서, 때로는 더 이상 이 일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기에 이대로 맥을 끊을 수 없다는 생각으로, 때로는 그냥 그 일이 좋아서…

그들은 거창한 말을 앞세우지 않는다. 하지만 나는 모든 일이 오랫동안 깊고 지극해지면 마침내 어떤 경지에 다다른다고 믿는다. 그래서 고집쟁이들의 한 마디 한 마디가 어느 이론보다 철학적이고 심오하게만 들린다. “우리가 사는데 F가 두 개 필요해, Forget(잊어버리라), 그리고 Forgive(용서하라).” “‘봉사’라는 말은 틀렸다. ‘보답’이나 ‘나눔’이라는 단어로 바꿔야 한다. 자연이 뭘 바라고 주는거봤나?” “생명을 걸지 말라고? 목숨 안 걸고 이걸 어떻게 한대요?”

이따금 어떤일을 하고프지만 과연 자신이 그 일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나는 일단 10년은 그 일에 매진하며 버텨보라고 충고한다. 10년은 한 사람의 일생에서 매우 긴 시간이기도 하지만, 간절히 원했던 어떤 일을 이루는데는 여전히 짧은 시간이기도 하다. 10년 동안 고집을 피우다 보면 내가 과연 이 길을 계속 갈 수 있는지 없는지가 저절로 보인다. 누군가의 말대로 재능이란 열정과 끈기의 다른 이름이니까. 그리고 그 열정과 끈기란 꽃피기 직전까지는 둔하고 어리석은 고집처럼만 보이기도 하니까.

김별아 님의 ‘희망으로 가는 길’에서 ‘아름다운 고집쟁이들’이란 글에서...


* 전문 보기 : http://blog.naver.com/gratia618/140092080005

  • profile
    임지훈/바카스 2011.01.19 10:52
    캠프 때 고속도로를 오가며  나눴던 얘기의 연장선에 있는 글이로군요.
    지금 이대로 안이하게 시간을 보내면... 결국 이도저도 아닌 암울한 미래에 봉착할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고집쟁이가 되고 싶은데... 뭘 시작해야 하나... -_-;
  • ?
    최상혁/티베리움 2011.01.19 11:33
    이따금 어떤일을 하고프지만 과연 자신이 그 일에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를 고민하는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나는 일단 10년은 그 일에 매진하며 버텨보라고 충고한다.

    와닿지만.. 용기내서 시작하기가 사뭇 망설여 지기도 하는군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수
1973 [정보]상상마당 시네랩 영상기술 세미나 : DSLR편 1 최성군 2011.02.10 9470
1972 출-2011.2.9 1 file 서상준 / 연우빠 2011.02.09 9411
1971 2011.2.7 월요일 3 2 서종모 2011.02.07 9420
1970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5 file 박은희 2011.02.03 9386
1969 설 연휴 잘 보내세요~ 4 최성군 2011.02.01 9420
1968 1월의 마지막 월요일.. 5 최성군 2011.01.31 9476
1967 영상 한편 올려봅니다. 2 이철형 2011.01.30 9417
1966 토요일 휘팍입니다 4 장영규 2011.01.29 9435
1965 금요일입니다. 6 file 서상준 / 연우빠 2011.01.28 11414
1964 목요일입니다. 6 서상준 / 연우빠 2011.01.27 9401
1963 1.25 화 - 출석 2 최성군 2011.01.25 9427
1962 1.24 월 - 출석 4 최성군 2011.01.24 9428
1961 [출췍] 1/21(금) - 주말 계획 공유 2 임지훈 2011.01.21 9389
1960 (영상) Freestyle Ski 국가대표 알펜시아 훈련 스케치 3 정대현 2011.01.21 12811
1959 안녕하세요~ 영상 한편 올려봅니다.^^ 2 이철형 2011.01.20 9405
1958 1.20 목 - 대한 4 최성군 2011.01.20 9436
» 아름다운 고집쟁이들... 2 최성군 2011.01.19 9430
1956 2011. 1.18 - 역시 추운 화요일 4 최성군 2011.01.18 9405
1955 [출췍] 2011년 1월 17일 (월) - 오래가줘 한파야... 12 임지훈 2011.01.17 9464
1954 가는날이장날이네요 ㅠㅠ 2 이상헌 2011.01.16 9414
Board Pagination Prev 1 ...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 115 Next
/ 115